지금이니까 말할수 있어
몇 주전까지만 해도, 나는 영화 ‘초속 5센티미터’의 남자 주인공, 타카키처럼 뒤쳐져 있다고 생각했어. 왜냐면, 마음 한 켠에선 여전히 아직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적어도 한번쯤은 다시 마주할 수 있다고 믿었었어. 그래서 영화 마지막 신에서의 타카키의 미소의 의미를 알면서도 부정하고 싶었었는지도 몰라. 그 영화를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좀 더 하고, 또 하고, 계속 했어. 어쩌면 나는 타카키의 미소가 부럽고, 아카리의 생활이 얄미워서, 나만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분해서 결국 두 가지 선택 중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건지도 몰라. 그래서 결정을 내린 후로도, 한동안 나의 결정에 명분을 억지로 껴 맞추려 하고, 나 자신을 납득시키려 노력했었어. 다행히 이제서야 어느 정도 노멀한 심신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