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212

나의 실현가능성 1% 미만의 가상 진로 시나리오

솔직히 디자인, 영상에 관심이 많다. 안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디자인을 진로로 삼고 이제 대학 입시생인 12학년 이므로 더더욱 디자인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내가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예술, 미술 이런 쪽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테면, 예술의 전당이나 갤러리 같은데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한다거나 하는 고상한 취향은 없다. 나는 단순히 색채와 틀, 구조, 스토리, 영상 등 시각적으로 보이는 쪽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너무 관심이 넘쳐난 나머지, 아마츄어틱하지만 직접 만들기도 하는데 그게 좀 그럴 듯해보였는지 실제로, 작년 말 한 패션계쪽 회사에서 UCC 제작 의뢰가 오기도 했었다. 만약, 나에게 금융이라는 옵션이 없었다면, 내가 금융이란 것을 전혀 모르고 내 ..

일상과 생각 2011.04.15

좋아하는거 아니야 ③

수요일 아침,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나는 차창만 바라봤다. 벌써부터 그 웨이터 얼굴이 자세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 마음이 철렁했다. 사실, 나는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미간을 찡끄리고 계속 떠올렸다, 내가 기억하는, 하얀 와이셔츠, 검정색 바지, 나를 바라봐줬을 때의 표정, 눈빛..굳게 다문 입, 약간의 미소를 오랜 생각 끝에 1초 정도의 시간으로 압축한 실루엣이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 잃어버리지 않으려 그 이미지를 계속 반복해서 떠올렸다. 안전벨트를 메고 비행기 좌석 스크린을 잠깐 멍하니 쳐다봤다. 아직 이륙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까페에 가지 못하겠네, 내일도 못가겠네, 그다음 하루도. 떠나기 싫었다 아니 아주 조금만 더 머물고 싶다. 하지만 이틀, 사흘, 일주..

일상과 생각 2011.04.14

좋아하는거 아니야 ②

지금 까페에 와 있는데 그 웨이터가 있다. 대체 언제 뿅하고 온거야? 뭐야 아까는 분명 없었는데 파스타 먹고 있을때 온 것 같다. 아, 어제 안나와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아까 퇴근하고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그 생각만 났다. 결국 일요일날 2초동안 나눈 미소가 마지막이었나/ 나는 왜 항상 끝이 이렇게 허전하게 끝날까-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까페 영업 끝날 때까지 앞으로 한시간 남았다. 마지막 작별 인사해야지. 나 지금 긴장하고 그런 거 아냐, 그냥 안녕이라고 그 한마디만 꼭 건네주고 싶어 :) 그냥 말을 건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지금 굉장히 기쁘다. 그래 용기를 내어, 소리를 내보자,

일상과 생각 2011.04.12

좋아하는거 아니야

주말에도 그리고 주중에도 퇴근하면 거의 매일 가는 레스토랑겸 북까페가 하나 있다, 분위기도 좋고 웬만한 홍대 까페보다 더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고맛도 좋아서 단골이 된 곳. 얼굴은 동양얼굴인데 서툰 중국어를 해대고 맨날 노트북 두대를 들고 하루도빠짐없이 출몰하니 웨이터들도 어지간히 신기한가본지, 아님 영어로한마디라도 더 대화를 하고싶은건지, 어쩌면 한국인이라 호감을 가진 것일 수도… (중국사람들 한국인이라그러면 은근히 좋아함) 암튼 남녀 불문하고 나를 서빙하려 그러는데 그중 좀 유독 눈이 가는웨이터가 한명 있다. 근데 그 웨이터는 나한테 잘 다가오지 않는다, 다른 웨이터들은 나를 막 무슨 어린 동생을 대하는 것처럼 부담 눈빛을 발사하는데 그 웨이터는 어쩌다 나를 서빙하면 나랑 눈도 잘 안마주친다. 싫어하고..

일상과 생각 2011.04.11

콜럼버스의 달걀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인상 깊게 읽은 위인전이 있다. 몇달 전부터, 계속 그 이야기가 머릿 속에 맴돌았다. 잘 알다시피 콜럼버스가 죽을 때까지 철썩같이 믿었던 자신이 발견한 땅은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땅이었다. 첫 항로를 발견하고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돌아온 콜럼버스. 그러나 남이 이룬 업적을 배 아파하고 입방정을 떠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그까짓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 “배를 서쪽으로 향해 몰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이라며 축하연회장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말했다. 그런 빈정거림 속에서 콜럼버스는 달걀을 하나 집어들고 군중들을 향해 물었다. "여기 이 달걀을 똑바로 세워볼 사람 있습니까?" 연회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콜럼버스는 달걀을 가볍게 두드려서 깬다음 그 깨진..

일상과 생각 2011.04.08

블로그를 시작한 진짜 이유

3년 전, 2008년 8월 9일, 개인 미니홈피에 ‘세계에서 만나자’라는 요지의 글을 남긴 적이 있다. (블로그로 옮겨온 글이기도 하다. '만나자'란 말을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라는 말을 (원문: Think Global not Local, 바로가기), 과연 그 말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한명도 없었다. 그래도 그사람이라면 잘 이해했겠지-라고 생각한 사람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 그게 아닌데-라고 얼마나 말해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때 언급한 그 꿈을 아직도 갖고 있다면, 나는 여전히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당신의 꿈을 존중하지만 당신의 꿈은 내겐 여전히 한없이 작아보여요." 세계에서 만나자..

일상과 생각 2011.04.06

나는

가만 보면 (그러나 나름 깨닫는데 꽤 걸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즉시 그것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사물이건, 사람이건,, 심지어 무형체의 생각이나 결정 따위 같은 것도. 남들도 좋아하면 희귀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건가, 그건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절대 언급하지도, 보여주지도 않는 것 같다. 숨기는 걸 좋아하는 나는 욕심쟁이 훗훗훗

일상과 생각 2011.04.06

그래서 진심이 중요하고 또 어려운 거에요

김건모의 You Are My Lady (정엽:원곡) 을 들어보셨는지? 그냥 전자 기계음악으로 마구마구 찍어내는 아이돌 음악만 들어오다가 이소라, 김건모, 박정현, 정엽, 백지영, 김범수, 윤도현..이렇게 정통 실력파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니까 진짜 뻥 뚫리는 기분.. 나는 가수다 TV프로를 보면 모두 알 것이다. 이 일곱명의 가수가 고작 3~4분의 무대에 서기 위해, 멋지게 부르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연습을 하는지...자기의 진심을 노래에 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과 자신감이 필요하는지. 그리고 모두 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감정, 진심으로 노래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진심에서 나오는 말일 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존..

일상과 생각 2011.04.03

마이더스의 야망

'마이더스'가 금융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 그래서 정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쭈욱 시청하고 있다. 하지만 매회를 넘길 때마다 드라마가 끝날 때면 씁쓸함과 처지는 기분을 좀처럼 추스를 수가 없다. 특히, 감정적인 부분에서 너무 많이 공감가는 부분이 많고 그게 내 지난 행보와 비슷해서 조금 난감해 하고 있다. 내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것도 사실, 성격이 변한 것도 사실, 여때까지 하던 일과 계획을 추진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는 것은 가차없이 남기고, 버리고, 떠난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마이더스에서 김도현의 행동이 이해가 갔지만 어느 순간서부터 그 캐릭터의 행동을 지켜보기가 거북스럽고 부담이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동안 전혀 신경쓰지 않은, 고려하지 않은, 이해하려하고파 하지도 않은, 남겨진 자..

일상과 생각 201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