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거 아니야 ③
수요일 아침,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나는 차창만 바라봤다. 벌써부터 그 웨이터 얼굴이 자세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 마음이 철렁했다. 사실, 나는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미간을 찡끄리고 계속 떠올렸다, 내가 기억하는, 하얀 와이셔츠, 검정색 바지, 나를 바라봐줬을 때의 표정, 눈빛..굳게 다문 입, 약간의 미소를 오랜 생각 끝에 1초 정도의 시간으로 압축한 실루엣이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 잃어버리지 않으려 그 이미지를 계속 반복해서 떠올렸다. 안전벨트를 메고 비행기 좌석 스크린을 잠깐 멍하니 쳐다봤다. 아직 이륙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까페에 가지 못하겠네, 내일도 못가겠네, 그다음 하루도. 떠나기 싫었다 아니 아주 조금만 더 머물고 싶다. 하지만 이틀, 사흘, 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