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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Me

2009년 2월,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건 유학으로 인해 한국에 친구도 별로 없고 인맥의 진짜 뜻이 뭔지도 모를 때여서, 블로그를 통해 나 스스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리고, 유학생활 하면서 느꼈던 것, 영국대학 입시 A-level, 대학교 정보, 수업 자료 등을 올리면서 보다 다양한 분들을 사귀고자 함이었는데 덕분에 블로그에서 시작해 친목 커뮤니티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블로그를 통해서 다양한 분들과 연이 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애착이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이제 영국 유학생이란 태그를 떼고 싶은 만큼 이 블로그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없앨 수도, 그대로 방치할수도, 아니면 새 블로그를 만들 수도 있구요. 하..

일상과 생각 2012.12.12

2012년과 2013년의 경계에서 ①

한국에 온지 6개월.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한국에 머무른 적이 없었다. 8년 만에 한국에서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맞았다. 몇년 사이 크게 변해버린 상점과 동네의 풍경 그 사이에,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변해버렸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변하는 것이 전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어릴 적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그 모습 그대로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11월 여전히 시야는 그 사람을 찾고 있다, 정차한다는 요란한 신호음을 내며 지하철 칸들이 굳게 닫힌 두꺼운 문 너머로 흘러가는 순간에도. 이번 칸도 꽝이구나 저 다음칸도 꽝이구나. 어느새 지하철 탑승은 매번 이름도 모르는 사람 찾기 게임이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다. 이젠 습관..

일상과 생각 2012.12.08

邂逅

이곳에 얼마나 더 머물 수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이건 그때 봤던 그게 아니야 혹은 이사람은 그사람이 아니야-라며 스쳐지나갈때, 어지러운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말없이 마냥 걸을 때, 가끔씩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은 하루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여전히 다정하게 내 곁에 있어준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업무, 만날 듯 만나지 못하는 사람, 올듯하여 기다리지만 오지 않는 그 무엇들. 마땅히 대체할 만한 것을 찾지 못해서 지금껏 꼭꼭 숨겨둔 다양한 마음들. 한때, 이 마음은 한없이 넓고 푸르렀으나 오랜시간 변하지 않은 마음이 도리어 나의 결핍을 드러낸다. 공기의 온도가 3cm 만큼 낮아지고 몸 속으로 부는 바람이 조금은 시큼하게 느껴져 살짝 움찔하게 되는 가을날. 계절은 어느새 한발자..

일상과 생각 2012.10.11

문제 1. 다음 지문을 읽고 '나'가 취할 예상 행동을 100자 이내로 답하시오.

문제 1. 다음 지문을 읽고 '나'가 취할 예상 행동을 100자 이내로 답하시오. 미간을 조금 찌뿌리며 '가만 있자' 하고 '나'는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생각해보니 그사람이 '나'에게 뭔가를 알리고파 할땐 먼가 힌트가 있었다. 그사람의 표현 방식은 항상 애매모호해서 조금 답답할 때가 있다. 그점은 '나'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나'는 그런 면을 좋아한다. 분명 그사람은 여러 상황을 보아 자기도 그곳으로 갈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나'에게 표현했다. 그래서 솔직한 '나'의 심정은 그 사람도 '나'가 가게 될 곳에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약속할 명분도 마땅치 않고 필요성도 잘 못 느끼고 있다. 계획이란 늘 변하는거고, 마음이 지금 이러이러해도 내일은 어떤 마음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일상과 생각 2012.09.30

한달전

4주 전 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많은 와이셔츠, 양복들 그거 다 정말 손님들 것일까. 어쩌면 풍성해보일려고 세탁소 주인이 걸어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맨앞에 진열돼있는 하늘색 와이셔츠는 왜 손님이 한달이 넘도록 안 찾아가는 것일까. 여의도 백화점 지하 1층에 1평도 채 안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자 셋이서 당차게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있는데 굉장히 장사가 잘된다. 점심시간때 가면 줄이 엄청 길다. 왜 장사가 잘되는고 궁금해서 직접 커피를 사마셨더니 맛있긴 맛있었다. 까다로운 커피 매니아가 좋아할만한 맛이라기 보다는 배불리 먹은 점심을 빨리 소화시키고픈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무난한 맛이었다. 메뉴판의 가격도 매장 커피전문점의 가격보다 많게는 1천5백원에서~3천원 가량 저렴하다. 맛..

일상과 생각 2012.09.19

8월

여전히 무덥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바람의 냄새가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이렇게 또 한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이라 여기며 집 밖을 나섰다. 내가 좋아하는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에 설레는건지 오늘은 또 어떤 사람과 스쳐지나갈까 묘한 기대감 때문인지왠지 꿈에 그리던 것이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나는 좌우를 살핀후 신호등 길을 건넜다.

일상과 생각 2012.08.26

끌렸던 사람들의 공통점

금요일 아침 그사람에게서 갑작스러운 메시지를 받고 이십대 후반의 내 모습은 타카키의 입장이 될지, 아카리의 모습이 될지 그건 두고봐야 아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걸음 보폭과 맞추는 그사람의 배려심을 느끼며 나란히 걸으며 다시 얘기할 수만 있다면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설령, 내가 별로 가기 싫어하는 곳일지라도. 토요일 아침 솔직히 말하면, 급히 이메일로 업무 처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특히 지하철에서 그사람밖에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이런 곳에 없을 걸 알면서도 항상 두리번거리는 시야는 버릇이 된지 꽤 됐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기에 다시 만난다는 것은 복권 당첨보다도 힘들거라는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벌써 6개월하고도 한달 전 있었던 그날 아무일 없었다고 하기엔 분명 그날 뭔가가 일어..

일상과 생각 201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