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4. 창업에 대한 자세 - 부제: 재능과 연결된 소명을 찾아서

jeanson 2015. 10. 10. 17:25

7년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지도 어언 3나는 2012년 스물네살때 창업을 했다어떻게 왜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는 다른 포스팅에서 여러번 언급했으니 생략하기로 하자오늘은창업에 대한 내 마음가짐을 정리해보고 싶다


예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취업을 위한 커리어로 창업을 1-2년 하거나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었다고대박 아이템이라 생각이 들어서친구의 권유로기존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 창업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 등을 보곤 한다. 어떤 계기가 되었건창업이 너무나도 하고 싶고 창업을 시작하기로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면지체할 이유가 없다면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완벽한 사업 아이템은 없다.  맨날 사업아이템 수정하고 사업계획서 다듬어봤자 시간만 흘러간다.  물론 그런 신중하게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라사업아이템은 창업을 하면서 수정보완해나가는 것이다.  


창업에는 인력, 자본, 아이템이 3대 필수 요소라고 한다.  그런데, 요소를 논하기 전에 밑바탕이 되는 무언가를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창업을 할 생각에 가슴 부풀어하기만 하기 보다는, 얼른 투자 받아서 치고나갈 계획을 하기 보다는, 사업해서 언젠가 대박나길 기대하기 보다는 창업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명확하게 알 때, 그래서 창업을 하고픈 마음보다 그것을 이루려는 마음이 더 클 때, 창업을 하면서 지치지 않을 수가 있다.  왜냐면, 그것이 창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그래서 창업자가 힘이 들어할 때는사업이 계획대로 안 되거나 수익이 안 날 때가 아니라그 마음이 흔들릴 때 힘이 드는 것이다.  마음의 크기만큼 이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과 책임은 뒤따른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건 자신이 갈 길을 정확히 안다는 것이다


창업은,  꿈과 목표비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수단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꿈을 꿈 그대로 남겨 두느냐,  아니면 직업으로 삼아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때문에결과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거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직업과 다르다.  직업이라는 단어 뜻은 생계를 위한 것이지만, 사업은 자신의 온 에너지를 투입해서 무언가를 이루고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누구는 창업을 통해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가치있는 것일 수 있고, 다른 누구는 창업을 통해 좀 더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가지는 것을 가치로 둘 수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창업을 통해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가치는 본인이 찾아야하는 것이다나에게 가치는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만이 끊임없이 원동력을 줄 테니까

 

한편, 기독교인으로서는 어떠한 직업적 가치를 추구해야할까.  

직업은 먹고 사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한다소명에는 행위와 소유를 포함한 우리의 존재 자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1차적 소명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일을 하는 2차적 소명이 있다고 한다.  직업은 2차적 소명으로서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를 인정하고 그분의 뜻을 이루는 수단이며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통로이다재물은 하나님과 경쟁할 만큼 영적인 힘이 있다표면적으로는 돈에 의하여 세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돈을 관리하여 하나님의 다스림 안에 있어야 한다세상은 성공을 남들과 비교해서 우위에 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기준은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100% 사용해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방법 즉정직(수고), 섬김헌신사랑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일을 하면서 기뻐할 때그분께 감사해할 때 기뻐하신다.  하나님도 일하시면서 기뻐하시는 하나님이다.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재능과 연결된 소명을 찾아 일을 하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하나님께서 각자 우리들에게 주신 달란트(재능)을 활용하는 일이 아니라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재능을 충분히 쓰고 있는 일터에서 있더라도 불평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그것은 나도 모르게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있으니 짜증이 나는 것일거다.   

 

하나님께서 주신 잠재력과 재능능력을 발휘해서 소명을 이룰 때 인간은 행복해진다.  꼭두새벽부터 출근해 야근하고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한다고 가치있고 뿌듯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찾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신나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나의 장점을 잘 알고 거기에 힘을 집중해서 차별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알아야 한다.  나 자신의 잠재력을 찾고 그걸 개발하는데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그리고나의 재능이 필요한 곳을 찾아서사람들의 필요가 절박한 곳을 찾아서 섬겨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필요가 절박한 곳으로 우리를 부르신다. 자신의 재능과 자신의 소명 사이에 핵심 연결고리를 우리 인생 속에서 찾아야 한다.  섬겨야 한다는 말이 자원봉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내가 쓰임받는 곳이 있고 나의 재능을 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주저말고 도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마치 레고와도 같다.  레고를 사면 부속품 하나하나 찾아서 어떠한 구조물을 만들어나가듯, 하나님께서는 재능과 소명을 완성품으로 주시지 않고 조립품으로 완성할 기회를 주신다.  그러므로 재능과 소명의 발견은 진행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세계를 변화시키고, 아니 세계를 변화시킨다고 하는 건 좀 거창하다면 적어도 어떠한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나는 대학교 전공이 경영학이라 당연하게 생각했던 진로가 금융 분야이었다.  적어도 2011년 여름까진.  

졸업학년이 되어서 진로를 급 변경한 이유는 생각해보니 매우 단순한거였다.  

너무너무 보람차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누군가가 돈을 잃을때 내가 버는 게 아니라 남도 돈을 벌때 나도 돈을 버는 일그것이 가치있다 느꼈을 뿐.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대학시절  상해, 홍콩에서 보낸 1년은 그 어린 나이에 일을 배웠다기보다는 직업적 가치체계를 깨달았던 중요한 시간이었다.    

해외유학을 갔다오고 명문대를 나왔다고 해도 학부 경영학 전공과 몇개의 해외인턴경험으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턱없는 경험 부족에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적다고 의기소침했던 적이 참 많았다그러나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기 시작하면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시야가 모아진다


하는 일이 온라인 쪽이다보니 매일 넷뱅 웹사이트를 수백번 이상 바라본다자잘한 사이트 에러들, 개선해야할 기능들,  진행중인 거래에서 나오는 회원분들의 문의사항들, 홍보와 마케팅이러한 해결과정을 항상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데 그럴 때마다 행복하다매일 무언가를 만들고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이렇게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꽤 보람찬 일 아닌가 싶다. 이전에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상황에 매일매일 맞딱뜨려가면서, 다양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협업을 도모하는 게 당연한 CEO 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나짐 히크메트 Nazim Hikmet 

  

무엇이든지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겁먹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물러서지 않고 즐겁고 신날 때나, 힘들고 지칠때나,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전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표현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을 지향하며

다음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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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0  05:2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