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이번 9월부터 영국 대학입시 마지막 학년인 13학년이 되어서 디자인을 전공할 동생 대학도 알아봐주고 디자인과 관련한 진로도 틈날때마다 알아보곤 한다. 이 글은 어떻게 보면 동생에게 해주려는 말을 정리한 글이기도 하다.
앞으로 적어도 내가 최소 몇년에서 몇십년간 잘 먹고 살 길을 미리 그것도 어린 나이에 예측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조사와 관심과 고민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국제학교에 다닐 시절, 10학년때 학교 수업 과목으로 경영학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커리어 선택에 어느정도 확고함이 생겼다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스물세살이 된 지금까지 6년이나 걸렸다. 아니, 확정된 것이 아니니 앞으로 더 걸릴 수도 있다.
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마인드와 원칙을 연애관을 비유로 들면서 설명하려 한다.
성격테스트를 해보면 나의 성격은 ENTP: 발명가형이라고 나온다. 이 ENTP 유형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자신과 꼭 맞는다고 느낄 때 그사람을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또,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본인과 그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어떤 가능성을 잘 알아차린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멋있고, 잘나고 또는 예뻐도 정작 본인은 아무런 감흥도, 느낌도 들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고해도 이어지기는 힘든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마다 꼭 맞는 스타일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바로 끌리는 사람이고.
보통 끌림이라던가 누군가에 대한 감정은 솔직히 몸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보고 몸이 갑자기 정지된다던가, 눈에 동공이 커진다던가, 또는 그밖에 평상시엔 하지않는 오바 행동을 하는 등등. 다만, 머리가 인식할 때까지 시간차가 있는 것이고 또 마음이 다시 한번 컨펌할 때까지 오래도록 그 사람을 다방면으로 관찰하고 지켜보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간다.
나의 특징:
B형이다. 저돌적이고, 많이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행동파이고 야망, 꿈이 좀 많이 크며 욕심이 많다. 신뢰를 중시하고 나의 사람들을 잘 챙기긴 하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 연락을 자주 안하는게 흠이다.
그밖에 기타 특징들이 많긴 하지만 주요 특징은 이러하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사람이 내 맘에 들게 된다.
아무래도 나의 단점을 커버해줄 수 있으며, 나와 가치관이 같고 내가 하려는 일 등을 이해하고 존중해줄수
있는 사람, 응원해줄 수 있는 내 편인 사람을 찾게 된다. 그다음에
뭐 외모라던가, 집안이라던가, 성격이라던가 등등을 따지는 거고.
사람에 따라선, 외모가 제일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고 뭐 그런건 개인차니까.
내 맘에 꼭 드는 사람을 찾는 것이 이렇듯, 나에게 맞는 진로나 취직할 회사를 찾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먼저, 자기 자신을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무얼 제일 잘하는지, 무얼 제일 하고 싶어하는지, 나의 성격과 가치관은 어떠한지, 주변 사람들은 본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나의 전공이 나와 맞는지 등등
IB나 컨설팅으로 가겠다, 금융쪽으로 가겠다, CEO가 되겠다, 사시/행시 준비를 하겠다, 로스쿨에 가겠다,
의사가 되겠다, 디자이너가 되겠다, 교수가 되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좋은데, 본인만의 스토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정말 본인이 그 분야에 꼭 맞다고 충분히 고민해서 내린 결정인 것인지 의문이
간다. 본인의 결정에 남이 이래라 저래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다른
분야에서 더 능력발휘를 할 수 있는데 섣불리 결정내린 것은 아닌지, 다른 진로 분야들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할 만한 어떤 경험을 본인이 직접 했는지, 본인이 택한 그것이 과연 최선인지? 자신에게 한번 더 물어보는 시간, 평소에도 항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싶다.
나에게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오랜 고민과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보면 당당하고 확고한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만의 스토리가 있고 뚜렷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커리어 관련 유용한 사이트 주소 몇개를 찍 복사에서 블로그에 올릴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딸랑 그런 주소들만 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자신에게 가장 실력발휘, 능력이 두각되는 커리어를 찾으라고 응원하고 싶다.
막막해 하지 말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러 다니는 것은 심적 부담감을 단기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결국엔 일을 저지르고, 결과물을 내놓게 만드는 건 본인이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사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음식은 어떤걸 좋아하는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입는지, 보통 밤엔 몇시에 자는지, 어떤 습관이 있는지 등등 알아내고 싶어한다. 궁금하니까.
커리어를 정하는데에 있어서도 궁금해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진로를 정했다면,
파생된 직업도 찾아보고, 그런 직업을 갖은 사람의 신문기사나 인터뷰 내용도 읽어보고,
해당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 각 회사의 문화, CEO는 누구인지, 어떤 사업 플랜을 갖고 있는지, 비전은 무엇인지... 면접 준비용으로 인터넷 서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궁금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