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홍콩에서의 제2 라운드

jeanson 2011. 5. 8. 16:00

작년 여름에 작성한 나와 스타일 맞는 회사 찾기 글에서는 구직 활동 전 마음가짐에 대한 것을 다뤘다면 2편에 해당하는 나와 스타일 맞는 진로 찾기글은 나에게 꼭 맞는 진로를 어떻게 찾았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학교 1~2학년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글을 썼구요.  원문은 www.2030SC.com → 멤버칼럼 Jean 게시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



My Planning Style이란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Yearly timeline 형식으로 계획을 찐다대학 졸업 후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향후 진로 계획을 대학을 입학하기 전서부터 막연하게 계획을 세웠었다그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굴지의 글로벌 회사 이름들도 하나도 알지도 못했는데도 말이다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앞으로의 대세가 런던, 뉴욕이 아닌 상하이와 홍콩이라 생각했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리 생각하고 있고 샹콩(샹하이+홍콩)이 글로벌 시장의 중심지가 될 거라 예측하는 기사는 수두룩하다.  (여담이지만, 내가 홍콩, 상하이 다음으로 관심가는 지역은 아프리카다)


특히, 나는 홍콩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한번도 홍콩에 가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홍콩이 아시아의 허브다, 금융의 아시아 본부다-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홍콩을 꿈꾸지만, 나에게는 홍콩으로 가야하는 나름 나만의 에피소드가 있다.



5년 전, 열여덟살, 베트남에서 국제학교를 다닐 때였다.  차 뒷자석에서 멍하게 차창 밖을 보다가 어느 빌보드를 보고 눈을 떼지를 못한 채 계속 쳐다보면서 무언가 굳게 마음을 먹은 기억이 난다

왜 뜬금없이 빌보드?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도 그때의 순간은 잊혀지지 않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게 광고 빌보드지만, 내가 보았던 그 빌보드에 쓰여져 있던 문구는 학교-집 왔다갔다 하는 반복적인 유학생활을 하고 있던 내게 새로운 도전과 목표를 설정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아 여기구나, 이곳에 가야겠구나.' 그러나 그때 당시, 은행 회사 로고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단순히 이곳에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그저 로고, 영문자 네글자 그자체로 인식을 했다HSBC의 약자가 무얼 뜻하는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 켜고 인터넷 검색을 한건 말할 것도 없다.


HSBC = Hong 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국제학교에서 1년을 공부한 후, 바로 영국으로 유학을 다시 갔고 대학교에 입학했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졸업반이 되었다.  오랜 고민 결과, 졸업 1년을 앞둔 채 휴학을 하기로 결심을 한 내가 영국을 떠나 도착한 곳은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이자 초기에 계획했던 목표 행선지인 홍콩이 아니었다.   작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시작할 때까지 영국에서, 홍콩에 있는 회사들로부터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지만 기숙사 계약 기간 완료와 영국대학의 까다로운 휴학 심사 승인 문제 등 시간적 상황으로 인하여 더는 기다릴 수 없어서 상하이로 행선지를 돌리고 서둘러 귀국을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상하이행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물론, 작년 여름에 휴학을 하고 곧바로 홍콩으로 가지 못해 상당히 아쉬워했지만 그 당시 나의 실력과 준비 부족이라 인정하고 다시 홍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첫 홍콩행이 좌절됐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여름은 작년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올해에도 있고 내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니까.  차선으로 택한 상해에서 시간 여유를 두고, 다방면으로,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나의 1년 계획표 상세 이미지와 설명은 2030SC.com 에 올렸다)


결국, 상하이행은 애초에 계획해서 결정한 길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상하이를 먼저 접한 것이 나에게는 옳은 코스였다고 생각된다. 상하이 생활은 내게 여러모로 가치투자 그 자체였다.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휴학을 하고 6~7개월 동안의 기간은, 어떻게 보면 코스닥 우회 상장을 하듯, 홍콩으로 가기 위한 준비 및 전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어긋나고 지연될 수 있는게 사람의 계획인데 구상했던 2011년 여름까지의 베스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어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휴학 기간 동안, 나에게 맞는, 최적의 그리고 최상의 커리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경영학이라는 내 전공을, 찾고자 하는 진로와 어떻게 연관시킬 있는지 생각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아서 기쁘다.   휴학기간의 3분의 2 정도에 온 시점인 지금 현재, 나의 진로 방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알았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앞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원하는 것은 갑자기 찾아온다는 말, 요즘 절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게 바로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회는 너무나 황당할 정도로 불쑥 찾아와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휙 떠나가버린다.  기회가 올 것이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 준비된 자가 원하는 미래를 얻는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일을 하면 즐겁고 재밌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돈이 가치를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영향과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는 일을 궁극적으로 꼭 하고 싶다.  현재, 최종적으로 두 분야의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헤지펀드인 것이고 서머 인턴을 하면서 생각이 또 바뀔 수도 있고 여러가지 변수가 또 생길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은 올 9월이 돼야 내년 졸업 후에 무얼 할지, 어디에 있을지 또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되면 2011-2012년 계획표가 만들어질 것이다.  아직은 나도 모른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오랜 기다림이 보람으로 다가오는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여름에 홍콩으로 간다.  헤지펀드 서머 인턴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