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살이 되었을 때, 뚜렷한 목적지 없이 햇빛을 온몸으로 흡수하며
카메라만 달랑 목에 걸고 하염없이 걸었던 나날들을 생각한다.
아무 고민 없던 그때로 돌아갈 순 없지만, 모두 좋은 추억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고민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람을 만나고, 직장을 구하고,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하고,
때론 싸우기도 하면서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 하고픈 일을 하고, 그와 이별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언제나 늘, 명쾌한 해답은 찾지 못한다.
다만, 지금의 나는, 내 인생에서 청춘이란 페이지 위에 가장 젊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감이 충분히 생겨난다.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