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매우 타이트하다. 출국하기 전까지 사이트 개편을 끝내야 하는 막중한 태스크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 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 잡담은 최소화하면서까지 맡은 역할을 매일매일 해나가고 있다. 그래도 조급해 하는건 단순한 조바심이 아닌 욕심인걸까.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귀국해서 온라인으로만 간섭하던 일을 이제는 맘껏 들러붙어서 일하고 있다. 나에게 올해 바캉스는 여의도다.
몸이 지치고 정신이 느슨해진다 싶으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한 이유를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걸까, 내 시간과 팀원 모두의 소중한 시간과 골을 패면서 몰두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러면 답은 오래 걸릴 것도 없이 바로 나온다.
열아홉살 무렵부터 어렴풋이 생각한 거지만 인생에서 이루고픈 목적이 '나 자신'에게만 머물러선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일도, 사람을 살리거나 목숨을 구하는 고귀한 일도 아니지만, 이것이 구현이 된다면, 분명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 것이 있어서 참 편하고 좋다’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는 강력한 확신이 있다. 멋 모르던 초창기때처럼 벤처라는게 재밌어서 신이 나서가 아니라, 그리고 이것을 반드시 구현해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아니고 이젠 오로지 확신만을 가지고 여러 사람이 들러붙어 로켓 발사 준비를 하는거다.
사람들이 원하고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무언가로 만들어내 그것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행복해하고 기뻐해 한다면 이런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대표님, 나와 팀원들의 시간과 에너지로 거의 다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사이트 개편 과정 속에서도 분명 어떠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로켓이 발사가 되면, 그 가치는 넷뱅 사이트 회원 누군가에게 돌아갈 것이고 그것이 또 다른 가치로 변모되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어떠한 가치 순환 싸이클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런 게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가치이자 창조가 아닐까.
창업을 할 때에 생각했던 것. 거기에는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 목적의 회사일지라더라도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을 통해 사회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픈 바램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왜곡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회사, 올바른 생각과 가치를 사회에 퍼트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나는 다짐한다.
무대뽀 같았던 나의 의지와 열정, 자신감 그리고 팀원들의 수많은 시간과 고뇌로 시작한 것이 무형, 유형의 '가치'로 바뀌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염원이 없었다면 시작도 안 했다.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표현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꿈을 지향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