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백업한 파일, 18살때 쓴 일기 (2006년 9월 4일 작성)

jeanson 2010. 6. 24. 22:36

엄마랑 동생을 배웅해주고 이따 아빠랑 저녁 약속이 있어서 지금 집에서 기다리는 

이젠 공항도 무슨 집앞 문구점 같더라.  오늘 엄마랑 동생은 하루 일찍 영국으로 떠났다.  또한번 떠들썩한 여름을 떠나보낸 탓인지 가을하면 왠지 '외로움'이나 '그리움슬픔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역시 그건 언제까지나 단순하고도 막연한 느낌 일뿐 온갖 리포트 제출과 시험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을 나에게 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며 한숨 짓거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마음을 쓸어내릴  따윈 없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현실.

 

물론 살다보면 덥든 춥든계절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  하지만  대부분은 작은 바람이 옆구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그러한 일들.  그리고 과거란 이제 전혀 다른 장르의 이야기일뿐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번 여름에도 여러가지 일로 눈물도 짜냈고 마음도 살짝 곰팡이가 쓸었지만 시간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마냥 비웃는다.  내가 지금  글을 쓰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순간에도 우리 모두 각자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평생 영원한 평행선을 이루며 살아간다.  서로간의 폭이 좁든 넓든.

그저 그렇게 금새 헤어져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거다.

때가 되면 아마도,

아마도 다시 만날  있을 테니까...?

 

하지만 적어도 학생 신분인 동안은 이대로 변함 없을거다.  사실 그동안 만나는 친구들마다, 친구들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라고 내내 생각했다.  후에도 이렇듯 일정하게 거리를 편안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관계는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왜냐면 지금 우리는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달라서 상대에게   있는 것도 다르니까.

하지만 어쩌면 정말 어쩌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고취업준비를 하고그렇게 지내다 어느새 어른이 되면 해답 같은 것이 보일지 모른다.

 알고 있다.  9월이 다가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분명히  여러 많은 사람들을 새로이 사귈 것이고 그리고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거나 하지 않으리란 것도.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면 옛날의 감정 따윈 잊혀지게 마련이다

 

이미 당신은 알겠지만그래 나는 분명 못다한 말이 있지만지금 생각나는 모든 것을 대학을 졸업하는 5 뒤로 미룰 작정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것도 당연지사. 

마음에 뚫린 작은 구멍은 보다시피  힘으로 메울  있는 크기일 거다.  브랜드 따지며 나홀로 백화점쇼핑도느긋하게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며  읽는 것도, 하루종일 음악에 빠져 맨날 귀에 이어폰 꼽는 나의 모습도 이제 

하루하루가 '도전삶의 현장'

 

나에게 주어진  순간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ㅎㅇ선배가 거듭강조한 여유를 지닌 마음긴장이 누그러진 마음으로적어도 작년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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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도착했다.  내일부터 12학년 1학기가 새롭게 시작되겠지만 그래도 1 전하고는 어딘가 다를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할  없지만그래도 틀림없이 좋은 의미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기숙사방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이미 도착한 코끼리만한 짐들과 약간의 허무함과 스스로한 선택에 대한 책임감.  후회는 없다

 진로와 인생이 이곳에 걸렸다.  그러니까 다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다

 

사실 여태까진 나한텐 몸풀기에 불과했고 죽을  같을 만큼 그렇게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그러니 그저 이곳은 오직 학업을 위한 장소라 생각하고 그냥 2년동안 죽자생각하고 대학입시에 총력을 기울이자

한번 제대로.



2006 9 4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