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영국유학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뭐든지 항상 어설프게 모방하는 우리나라 교육제도

jeanson 2010. 1. 11. 09:05


우리나라
수능 시험이 2 이상으로 전면 개편된다는 뉴스를 접하고 개정 방안이 현재 영국의 수능 시스템과 너무나 유사한 것 같아 또 답답한 마음에 몇 마디 적어봅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개편을 추진하면서 현재 1년에 차례 실시하는 수능을 차례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래는 동아일보 기사 일부입니다.


수능 개편의 내용은 과목 축소, 출제 범위 변경, 문제은행 도입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시험 횟수다.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은 최근 2010학년도 수능에서 신종 인플루엔자로 시험을 못 치른 경우 등을 언급하면서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시험이 단 한 번으로 끝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능 개편 방안 연구에 참여하는 전문가들도 “일단 횟수를 2회로 늘리자는 총론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교육 당국이 유력하게 검토하는 수능 확대 방향은 과목을 줄이고 시험을 연 2회 이상으로 늘리며 응시 기회를 고교 2학년부터 부여해 성적 인정 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2회의 시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동일한 과목과 난이도의 시험을 2회 실시하는 방안 난이도가 각기 다른 시험을 2번 실시하는 방안(쉬운 1차 시험을 공통적으로 실시하고, 상위권 대학 지원자를 위한 2차 시험을 추가하는 방안) △과목을 쪼개 시험 횟수를 늘리는 방안 등이다.

 




수능 과목을 줄인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보다 본인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를 어렸을 때부터 초기 집중적으로 배우면서 일찍이 체계적으로 본인의 향후 진로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사교육비 또한 감소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험을 연2회 이상으로 늘리며 응시기회를 고교 2학년부터 부여해 성적 인정 기간을 2년 늘리는 것. 이 부분은 영국 12학년&13학년 수능인 A-level 시스템과 아주 유사합니다영국에선 한국의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부터 대학입시 시험을 치르기 시작, 13학년(영국은 학제가 13학년까지)에 수능시험이 끝나는데 일년에 1, 5-6이렇게 해서 2년 동안 총 4번의 시험응시 기회가 주어집니다.  

영국수능은 한 과목을 4개 내지는 6개의 모듈(module)로 쪼개 시험 횟수를 나뉘어 보고 있습니다. 이는 '단원'의 개념이 아니라, 가령 경제학이다 하면, 유닛(Unit)1. 미시경제, 유닛2. 거시경제, 유닛3. 심화미시경제, 유닛4. 심화거시경제로 경제학을 영역별로 크게 나뉘어 시험을 봅니다배우는 양이 어마어마하기에 시험을 2년 동안 치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위 기사에 소개된) 개선 방안의 애로사항으로는 학생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 시장이 되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그런데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바로 3불 체제아닌 3불 체제 입니다제가 말하는 3불 체제는 고교등급제 불가, 본고사 불가, 기여입학제 불가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왜 우리나라 교육은 내신, 수능, 각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 이렇게 제각각 분리되어 따로 놉니까왜 우리나라는 학생과 학교 선생님, 그리고 학원/과외선생님 이렇게 삼국지의 3강구도마냥 서로 견제하고 적이 되는 겁니까

 

저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유학생입니다작년, 교보문고에 갔다가 호기심에 우리나라 고3 수능 기출문제집 코너에 가보았습니다저는 문제집을 펼치자마자 기겁을 했습니다.   중학교 때 그렇게 날리쳐가며 시험봤던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지 유형과 별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들에게는 보다 수준 높은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나오겠거늘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객관식 5지선다형으로 학생의 수학 능력을 평가하다니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수능시험을 내신처럼 만들고 논술처럼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영국에선 내신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물론 대학 원서 낼때 자기소개서와 함께 학교의 Reference 문서(한페이지)가 첨부되지만 그것은 학생의 기록된 평가자료이기 보다는 '선생님이 느끼는 이 학생에 대한' 편지 같은 추천서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신공부가 즉 수능시험공부가 되게 만들고 내신이 즉 수능이 되게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일년에 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는 것처럼  수능을 일년에 2번보는 기말고사 형태로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국내 대학들은 왜 논술을 따로 보는 것입니까학생내신점수, 학생부로 학생을 평가하기엔 뭔가 내키지 않고 껄끄럼해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대학 논술고사에서 나오는 문제 유형을 현재 수능 과목 시험 문제에 접목시키면 대학측에선 수능 점수를 신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시험을 논술수능 시험으로 바꾸게할 경우, 채점을 어떻게 무엇이 하느냐에 대해서 많은 찬반 의견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컴퓨터는 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사람이 해야지요제시된 모법 답안을 토대로 채점관이 점수를 매기고 한 사람이 매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채점관이 한 학생의 수능 답안지를 교차 채점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교육, 이제 그만 오지선다형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날 때 됐습니다우리나라 학생들 머리 아주 좋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들 또한 수준이 높으십니다하지만 가르치는 방법이 잘못됐고, 교육 시스템은 너무나 후졌습니다.

답은 바로 나오는데 왜 우리나라 교육부는 이렇게 어영부영 세월을 보내는지 당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