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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in 2017

홍콩은 대학 시절 결국 가지도 않은 금융계에서 일할거란답시고 이력서 한줄 채우려고 몇개월간 생고생했던 곳이다. 무튼 나한텐 오랜 버킷리스트가 있다, 어떻게 보면 리벤지 여행이랄까- 유년 시절 슬프던 좋던 인상 깊었던 장소를, 언젠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오는 것. 오르락 내리락만 하면 종아리에 알 베기기 일쑤였던 천국의 계단 저리가라 할 정도의 계단들, 그 계단을 낑낑대고 올라가야 보였던 꼭대기에 있는 아파트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홍콩 왔을때 지냈던 숙소는 감옥 수준의 방 크기였다) 즐겨가던 노천까페,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언덕 지붕, 기억을 더듬거리면서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도심 대로변에 있긴 했지만) 어찌어찌 지도 안 보고도 찾았던 회사 건물 맛난 쌀국수 집이 없어진 자리에 있던, 당황스러..

일상과 생각 202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