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한달전

jeanson 2012. 9. 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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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많은 와이셔츠, 양복들 그거 정말 손님들 것일까. 어쩌면 풍성해보일려고 세탁소 주인이 걸어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맨앞에 진열돼있는 하늘색 와이셔츠는 손님이 한달이 넘도록 찾아가는 것일까.

 

 


여의도 백화점 지하 1층에 1평도 안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자 셋이서 당차게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있는데 굉장히 장사가 잘된다. 점심시간때 가면 줄이 엄청 길다. 장사가 잘되는고 궁금해서 직접 커피를 사마셨더니 맛있긴 맛있었다까다로운 커피 매니아가 좋아할만한 맛이라기 보다는 배불리 먹은 점심을 빨리 소화시키고픈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무난한 맛이었다. 메뉴판의 가격도 커피전문점의 가격보다 많게는 15백원에서~3천원 가량 저렴하다맛과 가격경쟁력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이유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카운터를 보는 역할을 하는 여자분이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사실은 서있는 손님들의 성별 비율이 뒷받침해 주었다남성 비율이 82에서 많게는 91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외치는 카운터 언니의 목소리는 굉장히 싹싹하 상냥했다.

 


 

집에 들어가기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세개가 있었다. 그것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직각 삼각형의 꼭지점 위치에. 그래서 나는 별자리를 '피타고라스자리' 명하였다.

 


 

포메인, 호아빈 같은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이 맛있을까. 아니면 노량진 고시학원가 포창마차에서 베트남 현지인이 파는 쌀국수가 맛있을까. 어디 한번 사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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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진 학원가 앞에서 파는 베트남 현지인이 직접파는 쌀국수라고 배너를 붙인 포장마차의 2,500원짜리 쌀국수 맛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면 젓가락을 입안으로 넣자마자 속으로 'oh deer' 라고 생각했다. 아마 베트남 여인이 칭하는 한국인 '사장님' 영향이 아닐까 짐작한다.

 

 

 

9 8 저녁 6 57. 하늘이 가장 아름다웠던 . 케이트 페리 앨범 자켓에 나온 구름과도 같았다.




팀원이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고 나왔다. 나름 환기를 하려 안에서 애를 듯해보였는데 문을 열자마자 스멜이 콧구멍을 후벼팠다. 정말이지 그때만큼은 충농중에 비염까지 걸리고 싶을 정도였다.

 

 

 

옮긴 사무실을 팀원들이 모두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누가 봐도 이곳은 벤처 사무실'이란 느낌이 풍길 정도로 그야말로 소박하고 깨끗한 벤처 사무실이다. 팀원은 자기 얼굴이 담긴 (흔히 보통 이럴땐 가족 사진액자를 놓지만) 액자 사진과 거울과 달력시계, 담요를 이사한 다음날 자기 책상위에 가져다 놓았다누가 봐도 천상 여자인 팀원은 아마 내일 머리빗과 화장대를 가져올 것만 같다.

 

 

 

퇴근하고 한강대로 횡단보도를 건널때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남산타워가 시원하게 바로 보여서 정말 좋다. 용산이 좋다. 이다음에 나이들어서도 나는 이동네에 살거라고그래 나는 용산스타일.

 

 

 

나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평양, 신의주 출신이라고 한다물론 막내인 엄마는 서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외가 집안에서 유일하게 엄마만 평양 스타일 특유의 억양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만, 그럼 나는 half 북한인?

 

 

 

선인상가를 제집 드나듯이 쏘다니고 있다. 백화점에서 어떤 옷을 살지 고를 때보다 모니터를 22인치 살까 24인치 살까 삼성, LG 같은 브랜드를 살까 중소기업 제품인 Green 제품을 살까 고민하는게  재밌다. 그리고 물건을 수시로 실어나르는 풍경과 전자 기기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정말 좋다. 그리고 길치란 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없는 내가 그곳에만 가면 출구를 못찾아 계속 해메게 된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하면서도 미로찾기처럼 재밌다.

 

 




2주전


내가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을의 하늘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볼때 고개를 뒤로 젖히며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고개를 치켜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순간만큼은 열두살때로 돌아간 같은 착각에 빠진다. 시선을 내리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되기에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만약 그곳으로 떠난다면, 그것은 커리어 외에 다른 것을 염두해두고 그곳에 정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팀원이 내게 '그곳에 가면 분명 너는 너의 메이트를 만날 있을거야. 내가 장담해' 라고 말한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나는 그사람도 내가 가게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올것인지 정확한 날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약속은 받아내야 돼. 그래야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릴 이유가 하나라도 더 생기지 않겠어? 라고 나는 꿈속에서 말했다. 

 

 

 

손연재 선수 갈라쇼에 아쉽게도 카나예바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아쉬웠다, 매우 매우 매우²

 

 

 

 


1주 전 


2 안에 어떻게든 다시 만나야겠다고 다짐했다.




강대교, 내가 좋아하는 장소중 하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열한살이었을때 한바탕 말다툼하고 토라진 나는 왼쪽 창문을 나보다 나이가 두살 많았던 아이오른쪽 창문을 바라보며 도착역에 다다를때까지 말한마디 하지 않은채 한없이 창만을 바라봤었다. 그때 무심코  차창밖이 이곳이였다는 마침 한강대교 위를 달리는 안에서 깨달았다. 걔 때문에 내가 여태까지 선호하는 이상형이 짧은 곱슬머리이거나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도미소가 조금 새어나왔다그사람도 지금 지내고 있겠지.





이제 더 이상 예전 같은 사이가 아닌 것 같다. 여기서 끝을 맺어야할 것 같다. 





아이폰5 사야겠다. 화이트로.







다시 3개월 카운트다. 2013.01



유자 프라푸치노 같은 시원한 음료가 땡긴다. 집에가는 길에 테이크아웃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