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정말 다시 또 떠나야 하는 걸까' 이 질문 하나를 가지고 나 혼자 속으로 끙끙 댔다. 신경이 곤두서서 그런건지 내가 가게될 곳과 관련된 TV프로랑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우연히 보게 될 때마다 무척 당황스럽다. 왜 그런게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건지.
열이면 열, 금융/컨설팅/의료/법조계에 관련된 직업이라면 막연히 좋은 직업이라고 본다. 물론 남들이 선망하는 좋은 직업이겠지 한다. 그런데 나는 그게 그렇게 대수인가? 라고 생각한다.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난 가슴이 뛰는 직업을 갖고 싶다, 재밌고 설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게 나한테는 어떤건지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겁쟁이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 'Stand out amongst many' 가 나의 오랜 신조이면서도 계속 이렇게 생각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말로만 나불대지 말고 이제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변명이랍시고 뭐 때문에 그렇다, 이것 때문에 그렇다-라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나 이외의 주변 요소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나 자신이 참 맘에 안 든다.
남과 다른, 나다운게 뭘까. 나다운 선택과 결정은 무엇일까.
내가 제일 부러운 건, 어디 유명한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의 개인의 커리어 성공에 대한 인터뷰 기사 내용이 아니라 자기가 구현하고픈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명문대를 나오고 대기업의 스카우트, 러브콜도 마다한 창업한 사람들의 용기와 각오다.
누구나 선망하는 직장에서 일을 하면, 과연 그 일이 너무나 하고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할 시간을 기다려질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일에 벅차하면서 매일매일을 설레여하면서 일할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정말 미치도록, 지겨운 줄 모를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데.
‘정말 다시 또 떠나야 하는 걸까’ 이 질문 하나를 가지고 나 혼자 속으로 끙끙 댔다. 가족을 포함해 몇몇 주변 사람들은 나의 OO행을 기정사실로 알고 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이분법적으로 생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해외에서도 내가 하고픈 일을 계속 하면 되지 않은가. 꼭 벤처를 한국에서 할 필요는 없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직장생활과 벤처를 둘다 하려면 학업과 벤처 일을 병행했던 유학생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될지도 모른다. 문화생활, 여가생활은 꿈도 꿀 수도 없고 거의 직장과 집만을 반복하는 생활이 될거다. 작년 여름, 헤지펀드 인턴때 잠깐 맛을 보았기에 솔직히 자신은 없다. 정말, 직장일과 사업 그 두 개에 24/7 시간 거의 모두를 다 할애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일단 한번 지르고 보자고. 한창 젊을 때 맘껏 지르지 않으면 이런 고민조차 할 수 있는 시간이 나중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방향에서 생각을 시작해보니, 결코 나쁘지 않은 길이고 내가 어떤 식으로 내 인생을 행보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변화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더 큰물에서 벤처와 나 둘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