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보라돌이 시니어 학년이 된다. (보라색은 맨체스터대학교의 대표 칼라이다) 학교 캠퍼스 지리를 몰라 A1
크기와 맞먹는 학교 지도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쩔쩔맸던 때가 벌써 3년 전이란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전혀 대학생답지도 않고 멋 모르던 1학년때, 내가 동경했던 경영대학 선배가 한명 있었다. 영국인이었는데 정말 잘 배운 집안에서 자란 사립학교 출신이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항상 옥스포드 스타일의 와이셔츠와 정장바지 때로는 남색바지만을 입고 다녔는데 어찌나 단정하고 멋있어 보였는지. 나도 언젠가 그 선배와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대학생이 되야지 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선배와는 주로 경영대학 로비, 서무실, 경영대 도서관에서 종종 마주쳤다. 그 선배를 볼 때마다 무언가에 몰두해 있는 모습,
말하는 모습이 딱 경영대생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풍겼다.
내가 1학년때 그 선배를 보며 느꼈던 맨체스터대 경영대생이란, 스마트하고 매너있고 융통성 있고,
스타일이 댄디하며 그러면서도 비즈니스적인 그런 이미지였다. 그래서
그 선배가 책을 팔에 끼우며 걷는 모습, 옷 입는 스타일, 친구들,
경영대학 관계자와 얘기하는 모습, 말투 등을 떠울리면서, 맨체스터대 경영대학생다운 나만의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했었다. (물론, 내 모습이 그렇게 보이는지는
나는 알 수가 없지만 암튼 롤모델 선배가 있어서 참 좋았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우연히 만날때면 마치 내가 되고픈 미래의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항상 기분이 좋았었는데 결국 그 선배는 내가 2학년이 되자, 졸업을 해버렸다. 그리고 지금, 나는 마지막 졸업학년이 되었다. 이제 더는 그 선배를 볼 수 없지만, 나의 후배가 나를 학교 캠퍼스에서 보게 되었을 때 내가 그 경영대 선배에게 느꼈던 마음, 멋진 캠퍼스 생활을 꿈꿀 수 있게 할 수 있는 다짐을 어린 후배들에게 줄 수 있게, 나의 마지막 학년을 보내겠다.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르는 날까지 항상 건전하고 정신 건강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