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침과 초침은 따로 돌지 않는다.
남을 미워하는 것은 일단 나를 아프게 한다.’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내 곁에 온전하게 둘 수 없다면 최선의 방법은
그 자리를, 그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두고, 그 자체를 인정하는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우리는 같은 공간 안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괴로워한다.
일이 힘들면 버티지만, 사람이 힘들면 버틸 수 없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내일 눈뜨면 또 봐야 하기 때문에 더욱 괴롭다.
하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겐 배울 점이 적어도 하나는 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 느꼈던 것은 ‘아, 난 저렇게 살지 말라.’였다.
당신도 ‘난 그러지 말자.’ 하고 훌훌 털고 한 번 더 일어나면 된다.
이해한 것과 행동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나 혼자 잘났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부모만 없으면 잘될 거라는 생각, 부모는 짐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면
먼저 부모님을 이해하라.
나의 치부까지 모두 아는 부모를 저버리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일단 부모를 존경하는 법, 감사하는 법을 익혀야 할 때가 20대다.
나를 발견하는 것, 나를 먼저 이해하고 내 자리를 돌아보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와 화해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먼저 소통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화해, 다른 일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20대, 먼저 부모에게 손을 내밀고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이미 훌쩍 커버린 내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또 싸우고 또 속상해하는 일이 반복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바로 가족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도 우리 같은 20대가 있었고 소중한 꿈이 있었다.
우리 때문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한 부모님을 이해해야 한다.
저녁 한 끼, 아무것도 아닌 안부전화, 작은 소통이 언젠가 크게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다.
선배들을 무조건 찾아가고, 만나서 떼써라.
얘기해주고 조언해주고 싶어 하는 선배들이 생각보다 많다.
귀찮아하지 않는다. 절대로.
그렇다 할지라도 선배를 귀찮게 하라.
내가 배우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20대 때에는 많이 배우고, 많이 봐야 하는 시기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맛본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야말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꼭 같은 학교를 나온 선배만 선배라 할 순 없다.
직장에서 더 많은 선후배를 마주하게 된다.
사실 선배와 있는 자리는 누구나 어렵고 불편하다.
웬만하면 동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싶고
불편한 자리는 차라리 끝냈으면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하지만 언제나 편하기만 한 자리에서 듣는 이야기들로는 나의 발전을 끌어내기 어렵다.
때론 친구보다 언니 같은 조언자, 인생의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때가,
선배의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 꼭 있다.
“살아온 인생에 대해 후회하거나 답답해하지 마.
당장 밥벌이가 되지 않을 뿐이지,
네가 만들어놓은 많은 인간관계들이
일이든 인생이든 더 멋지게 만들어 줄 거야!”
인생이란 것이, 인간관계라는 것이, 또는 인연이라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좋은 인연으로 행복을 느낄 때가 많다.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가 곁에 있다는 것은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어려운 선배가 있더라도 조금 다가가기 힘든 선배가 있더라도,
당신을 아껴주는 선배를 20대에 꼭 만들라.
당신 인생에서 친구만큼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인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경험을 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널리널리 퍼뜨려라.
내가 좋아하는 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다.
마음을 다해 전하는 것이면 더 좋다.
누굴 미워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이 없다는 걸 다른 사람을 미워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피곤한 것이 누구를 미워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은근히 계속 신경이 쓰이고, 볼 때마다 짜증이 나고, 나만 늙는 기분이 든다.
누굴 미워하며 내 시간을 낭비하기엔 20대가 너무 짧다.
이남미作 내게 스무 살이 다시 온다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