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후면 홍콩에 있게 된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난주 베트남에서 돌아오고 지금까지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비상시 약을 미리미리 사다놓아라, 회사에서 입고 다닐 옷을 미리 준비해서 맞추라, 아파트는 무조건 회사와 가까운 곳을 알아봐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는 있지만 나의 하루하루는 다분히 안정적이고 평범하다.
모멘텀 인 서울?
내게 정신적인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휴학을 하고, 비행기는 한 열 몇번 이상은 탄 것 같다. 그만큼 많이 돌아다니고 어느 지역에서 2개월 이상 머물지를 못했다. 지난 4월에 한국에 들어와서 인턴이라던가 별다른 일을 일절 알아보지 않은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의 하나는 집에서, 가족과 그냥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말그대로 그냥, 편안하게.
또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이제 본게임 속으로 들어가자니 지레 두려운 모양인지 괜히 멈춧거리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홍콩 아파트 알아보고, 계약 처리를 휘딱 끝내는 걸 보면 역시 나는 여기저기 쑤시며 돌아다닐 팔자인가 보다.
홍콩으로 가면, 앞으로 내게 어떠한 선택과 옵션이 따를지,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대충은 예감하고 있다, 다만 그것들이 언제 어느 순간에, 어떤 형태로 모습을 보일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에게, 두렵다는 표현은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은 무방패 상태라는 뜻이다.
홍콩에 가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면, 내 커리어와 향후 미래는 한 곳에 올인하는 형식이 되는 것이고 리스크가 많은 길이긴 하지만, 모험적이고 재밌고 이미 그 길을 선택한 것 자체가 많은 대다수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서 정말 많이 끌렸다.
내가 최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career path는 두 가지. 어느 길을 선택하든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결국 나는 두 개를 걸쳐두는 선택을 했다.
부족하고 배울 것도 많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를 나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같이 지켜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