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내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jeanson 2010. 7. 30. 20:31

※ 2009 2 19일 작성한 "결혼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다시 재수정한 글입니다


"내 인생 계획에 '엄마되기'란 없다."
배우 르네 젤웨거(39)가 평생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젤위거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영화 '바보들’(Leatherheads) 시사회에 참석해 "나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 "임신을 하거나 엄마가 되는 것은 내 인생을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르네젤웨거배우가 한 말


무엇이든지 생각이나 계획은 언제나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나는 이렇다, 이럴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이다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 같다어제 밤새도록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 오늘엔 좀 다르게 느껴지고, 1년전에 한 생각이 낯설거나 다소 황당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때문이다.   

1년 6개월전 내가 "결혼관"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읽어보니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티가 글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1년 반동안이나 공개글로 방치해뒀다니 조금 많이 부끄러웠다. 
한마디로 1년전, 21살짜리의 결혼관과 22살이된 지금의 결혼관은 다소 달라졌다. 


21살 땐,  결혼은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뿐인 내 인생, 즐기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사회적, 물질적 명예와 부를 누리겠다.  나를 위한 삶을 살겠다.  결혼이란 것 자체는 부정적으로 보진 않지만 내가 결혼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편하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게 당시 나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결혼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다고 또 아니다.  지금은 21세기이고 여성의 사회 진출화가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한 이 시기에 이제 결혼은 선택하는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은 정말 성스러운 의식이자 약속이고 신뢰라고 생각한다.  결혼 자체는 정말 소중하고 값지고 아름다운 인생 일대의 큰 결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결혼은 막중한 책임감과 단단한 신뢰, 그리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만큼 아주 신중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아 이정도면 됐다하는,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혼기가 차서 주위의 등살에 떠밀려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 '이 사람이다', 아 내가 이사람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겠구나 그리고 이사람도 내게 의지하는 그런 관계가 형성될 때 결혼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사람이 바로 결혼할 사람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30살, 40살이 넘어도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하면 그럼 결혼 못하는 거다.  그말은, 50살, 60살, 팔순 할머니가 되어도 정말 내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다면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말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 '신뢰'라는 낱말의 뜻을 진심으로 아는 사람,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비단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을 앞으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보다는 좀더 강해진 것 같다.   친구 우정,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다.  신뢰와 신용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하곤 절대 말도 같이 섞기 싫다.  

솔직한 사람,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 아니 다르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맞춰갈 수 있는 사람, 입이 무거운 사람, 자기 신념이 뚜렷한 사람, 꿈이 큰 사람, 그 꿈에 가치와 대의(大意)가 있는 사람, 다정다감한 사람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나와 진로 분야가 같은 사람이면 진짜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나의 이상형이 아닐까. 

외모, 나이, 학벌, 집안, 배경? 정말 중요하다.  나는 그런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 못하겠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스타일일까를 정하는 절대적인 측정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이사람이 나와 잘 맞는가, 우리는 얼마나 대화가 잘 통하는가, 부드러운가 아님 조금 뻑뻑한 느낌이 있는가, 서로 주고받는 마음, 신뢰,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 신념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쉽게 부서지거나 깨지지 않는 단단함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해질 것 같다. 

나자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왔던 나도 언젠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또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도,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사회적 명예와 추구하는 목표 못지 않게 내 마음 속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