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귀엽고 애지중지하는 동생이 한 마리가 있는데 요즘 대학입시 중이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바쁜 동생을 위해서 내 친히 동생의 이번 서머플랜과 내년까지의 여름까지 계획을 짜주려 한다.
우선, 현재
12학년 (영국은 13학년까지 있음)
인 내 동생은 올 가을 대입 원서를 넣는다.
때문에 이번 여름 내내 personal statement 를 작성하기
위한 레퍼토리를 고민해야 한다, 나의 경우, 정말 말 그대로 책상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고 인터넷 조사하고 책 읽고, 그동안 써온 일기와 저널을 토대로 대입 자기소개서를 만들었지만,
동생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다른 스타일의
personal statement 를 쓰게 하고 싶다. 이른바, 체험과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마음가짐, 느낀 점을 토대로 말이다. 그래서 여기서 나는 의문을 갖는다.
왜 인턴십은 대학교에 들어간 대학생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왜 고등학생은 서빙 알바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설프지만 자신이 관심있는 진로 분야와 관련된 스킬이 있다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션, 프로그래밍 등) 매장이 아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수는 크게 기대하면 안 된다. 전문인력도 아닌데 보수까지 뭐 예를 들어 월 80, 100 이상씩 기대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좀 이상한거 아닐까 생각한다.
내 동생의 경우 학교에서 A-level 영국 수능 과목으로 아트, 디자인, 경영학, 컴퓨터IT를 이수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때 한국에 오면 그동안 학교서 배웠던 내용에 대한 복습을 시키면서 다음과 같은 것을 준비시키고 싶다.
- 포트폴리오 만들기 (이미 만든 블로그를 체계적으로 관리,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던 아트북 정리하기)
- 레쥬메 만들기 (동생에게 레쥬메 작성하는 법을 이번 여름방학때 가르쳐줄 생각이다)
위 두개가 준비가 된 다음에는 디자인 인턴을 하게 하고 싶다. 월-금 풀타임 출근, 일주일에 최소 30~40시간.회사에서 일을 하게 함으로서 개인플레이가 아닌 협업으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과 어떻게 맞추고 일을 해야하는지 알게 하고 싶다. 그리고 여름방학때 전문적인 디자인 소프트웨어 툴을 배우게 함으로서 본인이 디자인 중에서도 어떤 세부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리스트를 추려서 본인 진로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하게 하고 싶다. 뭐든지, 자기소개서든 뭐든 고민한 만큼 글이 나오는 법이다.
일 체험을 통한, 보다 진지한 자기 진로 고민을 하라고 동생에게 인턴이라는 것을 시키려고 하는 것이지 아직 대학에 입학하지 않은 아이에게 인턴 경험이 이력서 스펙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학교 측에서 동생에게 학교 담화, 벽화를 그려달라고 할 정도로 동생의 아트 실력은 뛰어나다. 흔히들, 아티스트 라고 하면 스튜디오에서 자기가 그리고픈 그림을 그려서 팔거나, 대학교 졸업 후에는 대기업의 디자인/마케팅 팀으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물론 엔트리 커리어로 시작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동생에게 보다 큰 꿈을 심어주고 싶다. 디자인 전문 경영인으로 경력을 쌓아서 나중에는 디자인 스쿨을 한국에 세워서, 아트인재를 육성하고, 한참 잘못된 우리나라의 정형화된 미술 교육을 바꾸게 하는 사람이 되게 하고 싶다. 동생도 그러한 생각을 이미 하고 있고.
본인의 능력을 자만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은 본인이 성장하는데 튼튼한 기반이 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동생이 하는 일을 이뻐하고 잘했다고 칭찬해주기 보다는 동생이 종횡으로 넓은 시야와 사고방식을 갖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
곧 두달간 진행되는 영국 수능시험기간이 시작된다. 앞으로 내년 여름까지 이렇게 겨울, 여름 시즌마다 오랫동안 시험을 봐야하는데 아트 잘한다고 자만하지 말고, 경영학은 꾸준히 에세이 다듬고 다른데 한눈 팔지 말고 힘써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나도 그거 다 거쳤다. 힘내라 동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