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에피소드

급여에 대한 사장과 직원의 인식차이: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준

jeanson 2017. 6. 21. 18:21



10인 이하 소기업 또는 스타트업일 경우, 아니 그 어떤 기업이건 솔직히 딱 까놓고 말해서 사장만 죽어라 영업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모든 직원이 하고 있는 업무 부서가 어떻든, 전 직원이 영업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왤까요?


서비스/제품을 쉽고 편리하게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잘 포장하는 것도,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알리는 것도 다 중요하지만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고객을 설득해서 서비스/제품을 파는 것입니다.   영업입니다. 


회사에서, 사무직과 영업직은 마인드가 다릅니다.  대개, 대다수의 직장 생활하는 분들, 사장님들 입장에선 직원이겠죠?  일반 사무직을 기준으로 할게요, 사무직 직원들은 회사 매출, 성과에 상관없이 본인의 근속연수에 따라 월급이 올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채용된 직원들도 마찬가지에요. 수습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20% 이상의 급여가 올라가길 희망합니다. 

 

반면, 영업사원은 모든 활동을 본인의 성과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자동차이건, 보험 상품이건, 커피머신이건 주방 세제이건 오직 팔아서 회사 매출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 받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만난 영업사원 중 제일 인상깊은, 정말 배워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 분들이 바로 사무실 부동산 업계에 계신 영업사원 분들입니다.  


넷뱅이 지금의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을 얻기까지 이사하기 수개월 전부터 발품을 팔았었는데요, 연락한 부동산 영업사원분마다 제가 있는 곳으로 와서 픽업해서 매물들을 보여주고 또 다시 사무실로 데려다주고, 원하는 사무실 보여달라 하면 바로 사진 보내주고 브리핑 해주고, 밤낮 시간 상관없이 메시지 답변과 전화로 피드백을 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설 연휴에도 연락을 주셔서 매물을 보고 결국 계약을 했습니다. 


물론, 열심히 고객에게 에너지를 쏟아도 열에 한두명 계약이 성사가 될까말까 겠지만, 또 속으론 진짜 '아우 엄청 따지네~' 이런 생각 하실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내색 전혀 않고 프로 정신이 투철했습니다. 

제가 영업을 그분들을 보면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ㅎㅎ


너나 할 것 없이, 정말 열의 있게 매물을 보여주시길래, 한 번은 제가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부동산 업종은, 인센티브나 기본 급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무조건 기본 급여 없이 본인이 데려온 손님의 거래금(보증금/월세) 기준 일정 몇%를 가져간다고 합니다.  %로 보면 회사에서 많이 떼가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어하는 사무실을 얻어서 좋아하는 손님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그리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반할 이상을 회사에 납부한다는 것만 보면 냉혹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만큼 한 건 거래를 성사 시키면 페이가 짭짤하기 때문에 영업할 수 있는 근본적인 동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담이 길었는데요. 요지는, 



영업 마인드의 근본은, 내 회사가 성장세를 달리기 전까지 겸손하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늘 갖고 있어야 합니다.   고객, 그리고  내 직원에게도 적용됩니다. 


월급 주는 직원들에게도 사장님은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일 땐 힘이 없어서, 옛날 같으면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급여를 더 못 올리겠다고 하면 직원이 다음 날 그만두겠다고 통보하는 게 요즘입니다.  대기업과 달리, 좋은 인재를 구하기도 어렵고, 갑자기 직원 퇴사를 하면, 인수인계와 당장의 인력 부재에 대한 손실은 사장님이 떠안으셔야 합니다.  씹X, X새끼 욕 나와도 꾹 참고, 하고픈 말이 있어도 과묵하고 언행에 조심해야 하는 게 사장입니다.   



급여에 대한 인식에서 사장과 직원이 갭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사례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새로 들어온, 경력 1년차 직원 A의 급여가 2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가정할게요.   A는 2개월 후 성과를 보고 정직원으로 전환을 하자고 협의를 보고 들어왔습니다.   사장은 이 직원의 인맥을 활용하여 영업 건수가 늘길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은 사장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직통 전화기를 놓아줘도 벨 소리가 울리기는 커녕, 전화기를 들지 조차 않습니다. 

하루는 사장이 깝깝해서, 그 직원에게 성과가 없다고 핀잔을 주자, 그 직원은 뒤로 다른 직원들이랑 담배  피러 밖에 나가면서 '사장이 노골적으로 영업을 시키려 한다고 나는 그런 일을 하려고 입사한 게 아니다'라고 불평합니다. 


여기서 삼성이나 대기업 초봉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月 200만원 액면적인 금액으로 보자면, 월세 내고 적금 붓고 애껴 모이기엔 턱없이 적은 급여이지만, 매일매일 매출을 일으켜가며 경력1년차 직원 급여를 줘야하는, 아직 투자를 받지 못한 스타트업, 소기업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회사가 200만원 급여를 책정할 때에는, 그 직원을 채용함으로써, 회사는 적어도 400만원 이상, 즉 2배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는 게 당연합니다.  아니, 적어도 직원급여를 주고도 수익으로 100만원은 더 벌어야 하지 않을까요? 200만원 급여의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200만원을 벌어서 다 그 직원 급여로 줘야 한다면, 회사에겐 수익이 뭐가 남을까요?   사회적 기업이 아닌 이상,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입니다. 


모임에 나가면, 사업 연륜이 지긋하신 분들이 농담 삼아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직원들 월급 줄라고 사업하는 것 같다고. 

진짜 그게 현실이 됩니다. 


회사는 자선 사업이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 월급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대학교 시절, 짧게 인턴 및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의 매출? 그런 거 신경도 안 썼습니다.  그저,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어떤 일을 좀 더 배울 수 있는지, 페이는 얼마를 받는지만 관심 있었습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공통적인 인식이라고 생각되어지는 부분이, 

'나는 이전 회사에서 이만큼 받았으니, 이 정도는 받아야겠다' 

'이런 경력과 학벌이 있으니 이 정도 연봉은 생각하고 있다' 고 하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적어도, 제가 면접 본 분들 10에 9 이상은 이런 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나는 입사를 하면 이 회사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므로 이 정도의 보상을 원하는 데, 회사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조직에서, 더군다나 스타트업에서 대다수의 직원들이 이런 자세를 갖고 있다면 그 회사는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자세를 가지고 일했던 사람이 창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창업 후 직원들에게 임금을 매달 따박따박 줘야 하는 사장의 입장이 되는 순간, 모든 성과에 대한 책임은 사장한테 갑니다. 


화려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직원에게 회사가 높은 연봉을 책정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과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겁이 나서 창업은 하지 못하고,  회사의 비전을 비판하고 본인의 성과에 책임을 못 진다면,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본인 성과를 책임지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성과를 책임지는 사람이 사장입니다.   회사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건 사장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창업이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건, 성과에 대한 책임을 나 자신이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흑자 내기까지 버티고 견뎌야 합니다.  적자가 나면, 메워야 할 사람은 본인입니다


 

사장에겐 월급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반대로, 사장은 직원들이 성과를 내든 못 내든 월급을 줘야 합니다.  이 단순한 차이가 직장인과 회사 대표를 다르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소입니다. 



업무 과로에 지치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저는 영업 마인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 혼자 열심히 영업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창업해서 성공하고 싶으시다면, 직원들에게 영업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영업하는 마케터, 영업하는 고객센터, 영업하는 사장님, 영업하는 개발자..꿈의 팀 구성이겠지만 그만큼 중요합니다. 

사장님, 직원들 모두 이런 마인드로 함께 일 한다면, 회사가 성장을 할 때 모두가 기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그 성장의 희열을 맛볼 수 있기까지, 사장 단독으로 끙끙 이끌거나, 결코 직원들이 대충대충 적당히 일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전 직장에서 어떤 일을 했건, 경력, 학벌 별로 중요치 않습니다.  학벌이 좋고, 인맥도 좋고, 경력도 빵빵하다면, 나쁠 건 없겠죠.  사업을 하는데 플러스 요인이 되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매출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사장을 포함하여 모든 직원들의 성과가 매출 향상으로 이어져 회사를 탄탄히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