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생존기를 넘어서 성장기로 진입할 때면, 그동안 직원 각자 1인 3인 이상 역할을 했던 것조차 턱없이 부족하게 되어 업무초과로 계획이 미뤄진다거나 들어온 일거리 중 일부는 놓치거나 과감하게 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현명하고 감이 빠른 오너는 이 시기를 미리 예측하고, 그 시기가 오기 최소 2-3개월 전서부터 백업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성장기에 진입하면, 한정된 인력에 할 일은 쏟아지니, 직원 불만도 많아질 수 있고, 오너 자신도 피곤에 찌들어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무리한 신규 직원채용은 리스크가 있으니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적재적소에 배치될, 현재 인력이 부족한 분야의 전문가급 또는 경력이나 재능이 있는 사람을 안치해야 한다.
알다시피, 직원은 정직원으로 채용 되는 순간, 본인이 제 발로 나가기 전까진, 해고를 한다는 건 양자 불편한 사건이고 남아있는 직원도 어딘가 떨떠름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렇지만서도, 회사의 성장과 목표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불편한 결정이기도 하다. 회사와 맞지 않는 직원을 장기간 방치하면,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고, 옆 직원들에게 좋은 영향이 갈 수가 없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이라면, 가급적 피해야 할 직원 유형을 소개한다.
1. 파트타임 직원
실력이 출중한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싶으나, 인건비가 비싸 파트타임으로라도 데려오기도 한다.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다. 회사로선 비용을 절감하고, 필요한 시간에 충분히 우수인력을 활용하고, 문제는 그 인력이 고정 프로젝트나 유지보수로 먹고사는 프리랜서의 성격이 강한 인력일 때이다. 그냥 일만 잘하면 된다고 오너는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생각보다 능률이 오르지 않는 걸 목격하는 오너가 많을 것이다. 그건, 그 사람이 실력이 없어서라기 보단,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내가 월급 받는 직원이라면 나라도 투잡, 쓰리잡 아니 그 이상도 생각할 것 같다. 입장과 관점의 차이가 있겠으나 회사의 오너라면, 그리고 이제 막 치고나가야 할 시기에 있는 회사의 대표라면, 회사업무에 집중하는 직원이 이뻐보이지, 근무시간에 다른 업무를 (잠깐 머리 식힐려고 인터넷, 쇼핑몰 뒤지는 딴 짓도 아니고) 보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나, 급여 인상이나 휴가와 같은 사탕을 주고 싶을까? 오너도 인간이다.
그러나, 직원 관리하는 것도 오너의 능력이니,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면, 그만한 인재도 없다 생각이 든다면, 현명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좋다.
2. 인턴
필자도 인턴이란 걸 너댓번 정도 해봤지만, 인턴 경력이 필요한 사람은 대부분 이십대 초중반이다. 이들이 원하는 건 그럴듯하게 보일만한 이력서 한줄이다. 물론, 순수한 친구들은 회사의 비전과 추구하는 가치를 정말 좋아해서 지원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이상과 실제 돌아가는 업무는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기획, SWOT분석...을 하지 않아 당황해 하는 그들은 시도때도 없이 오는 전화응대와 단순작업같은 이메일 발송에 내가 왜 이런 것을 하고 있지? 라며 괴리감을 느낀다. 그럴때면, 솔직한 심정으로, 오너로선 급여가 아깝다.
또, 너무 콧대 높은 인턴도 회사 입장에선 골아프다. 아는 척을 해대니 원.
그러나, 인턴 제도라는 것이 서로 좋자고 생겨난 취지인 만큼, 어리고 패기가 넘치는 인력은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회사는 값싼 인력에 단순 업무를 해결하고, 또 그들에게 좋은 일터 경험을 줄 수 있으면 된다. 즉, 인턴 채용으로 회사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회사나, 단기 정부 지원금을 노리는 회사라면 인턴채용을 권장하고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인턴 채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3. 고객 DB만 원하는 파트너 아닌 파트너
지역이 다르고, 업종이 달라도, 원하는 바가 같으면 파트너십이 이뤄진다. 문제는, 얼마큼 시너지가 나느냐인데, 파트너십이라는 게 실상, 내가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이 상대가 나로부터 얻는 것이 비등비등해야 파트너십이 유지가 되는데, 일방적으로 한쪽에서 뭔가를 요구한다던가, 그래서 그만큼 주었는데도 상대방으로부터 얻는 기대치가 이하라면 파트너십이 깨지기 쉽다. 한 예로, 영업을 하려면, 명함이 필요하대서 파줬더니, 돌린 명함 대비 영업 건수가 없어서 본인도 무안해했던 케이스가 있다. 심지어 상담하라고 고객 연락처를 알려줬더니, 본인이 뒷거래를 하고 앉아있거나 뻔뻔하게 때론 간접적으로 고객DB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은근슬쩍 서류제출을 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면서 공인인증서를 복사해가려는 경우도 있었다. 누굴 호구로 보고.
진정한 파트너라면, 상대에게서 뭘 얻고픈지 얘기하는 사람보다는, 먼저 주려고 하는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진짜를 가릴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물론 우리 역시, 상대를 부려만 먹는다면 안되겠고.
4. 욕망이 없는 직원
상대적으로 집안이 어려운 친구에겐, 급여인상이 당근이고, 보이는 이목을 신경쓰는 친구에겐 그에 맞는 직함과 복지, 본인의 선호 업무를 주는 것이 당근이고 업무 스트레스를 못 참는 친구에겐, 자율적 권한과 함께 책임을 쥐어주면 된다. 문제는, 아무 것도 바랄 게 없는, 그저 다니는 직장이 있으면 그만인 타입이라면 다루기가 참 애매하다. 그들이 실력이 있고 없고는 그 다음 문제이다. 수동적이거나, 뭔가 지시를 하면, 자잘한 실수가 잦다. 그 실수가 뭐 시말서를 쓸 정도가 아니기에 오너는 속이 탄다. 가르치는 시간도 부족한 회사라면, 그 직원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지켜보라. 그리고 그 분야만 숙달되게 업무 배치하는 것도 당장의 최선이다.
스타트업은 속도와 성장도가 생명이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도 동일하다. 오너는, 창의적으로 자기 하고픈 일을 먼저하는 직원보다는 지시한 업무 안에서 창의적으로 해내는 인재를 좋아한다. 회사의 큰 계획 틀 안에서 같이 움직이는 팀이 될 때 그 회사는 한단계 레벨 업하게 되며, 이는 매출향상, 제휴사의 긍정적인 반응, 고객의 만족도 향상, 입소문 등으로 나타난다. 매출향상이 수익증대로 되어 회사의 여유자금으로 된다면 그것을 복지나 급여 인상 등으로 직원에게 되돌려주고, 또 더 여력이 있다면 신규 채용을 하는 긍정적인 싸이클이 만들어진다.
어디선가 읽은 구절인데, 위대한 일을 위해서는 대단한 도전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순간순간의 작은 도전이 모여 위대한 일을 이루어간다. 도전이라고 까진 거창하다면, 매일 해야할 일이라고 하자. 속도를 낸다는 건, 무조건 야근 하고 연장근무하는 게 아니다. 그날 그날 내게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고, 내 옆사람도 그다음날로 미루지 않고 해치울 때, 그 역량이 쌓이고 쌓여 가속도가 되고, 성장성이 된다.
나의 회사는 물론이고, 당신의 팀이 직원 모두가 다같이 위를 바라보는 팀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