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부러워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전문직으로 일했지만 여유 없는 삶에 숨이 막혔습니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점이 창업의 매력이 아닐까요."
최근 시장조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사라 페이지 미국 스내페트(Snapette) 공동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청년들이
보다 활발하게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내페트는 아이폰용 쇼핑 애플리케이션 `스내페트`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스내페트는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본인 경험을 모바일 세상에서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스마트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
최신 상품, 근거리에 있는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사용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상품정보를 올릴 수 있다. 매장에서 제공한 정보는 자세하고 사진 완성도가
높은 점이 장점이다.
페이지 대표는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쇼핑할 때 90% 이상 매출은 만져보고 입어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어나더라"며 "매출이나
가입자 수는 밝힐 수 없지만 활동이용자(active user)는 10만명 정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내페트는 단기간에 그 사업성을 인정받아 출시 한 달 후 페이스북 투자 흥행으로 유명한 액셀 파트너(Accel partner)에서 150만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CNN 등 주요 언론에서 언급됐다.
현재 스내페트 주요 수익모델은 판매자 고객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다. 광고수익과 유사한 형태다. 스내페트
회원 중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광고하고 싶은 상품 사진을 찍어서 설명과 함께 올리고 일정한 수수료를 낸다. 스내페트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대가다.
앞으로는 매장에서 세일과 같은 이벤트 발생 시 주변 쇼핑객들에게 해당 내용을 메시지로 알리게 하고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유명 브랜드와 공동으로 이벤트를 개최하는 방식
등으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아이폰용 앱 성공에 힘입어 5월
중 안드로이드 버전 앱도 출시할 예정이며 6월에는 일본어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페이지 대표는 이력도 특이하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이름은 반은경.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졸업 후 골드만삭스 투자매니저,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워런 버핏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이었지만 반복되는 전문직 삶에 회의를 느낀 그는 돌연 퇴사하고 하버드대 MBA과정에 입학했다. MBA 공부를
하다가 패션 관련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지금 공동대표인 김진희 씨를 만났다. 김씨 역시 컨설턴트를 하다가
패션디자이너로 변신하고 이후 교육용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드는 등 범상치 않은 경력을 지니고 있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벤처 창업을 결심했고 지난해 스내페트를 설립했다.
페이지 대표는 "장기적으로 패션상품을 넘어 모든 쇼핑에 적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 것"이라며
"오프라인의 구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