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

My Planning Style: 나만의 계획 스타일

jeanson 2010. 11. 10. 23:38


뭔가 이루어야 할 것이 있다면, 하고픈 일이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계획을 짠다, 어떤 이는 여행을 가기에 앞서 여행 경비를 어떻게 모을지, 그럴려면 지금부터 평소에 어떻게 아끼고 지출을 해야하는지를 계획하고, 어떤 사람은 새로 오픈한 식당의 매출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고, 어떤 학생은 어떻게 하면 다음학기 성적을 올릴지 계획을 세운다.   각자가 갖고 있는 목적과 목표에 따라 계획의 내용도 달라지고 또 각자 계획을 짜는 방식도 그리고 계획표를 짜는 툴도 다 다르다.   문명화(?)된 이는 프로젝트 매니저 소프트웨어를 쓸 것이고 또 어떤 이는 다이어리에 예쁘게 글을 써서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느때나 펼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나는......


나는 계획을 낙서로 한다.  머릿 속에 생각나는 것이 딱 떠오르면 눈에 보이는, 적을 만한 것에 바로  펜을 집어들고 끄적이기 시작하는거다.  , 아무 종이에다 쓰는 낙서이지만 아무렇게나 쓰지는 않는다.   나의 낙서는 크게 세가지의 원칙을 따른다.  


1. Timeline (시각표, 시간대)

2. Probability (경우의 수) 

3. Possibility (가능성: 100% or 0%)

 

나는 주로 내가 앞으로 할 일들 (주로 큼직한 이벤트)를 연도순으로 표시한다.  거시적으로는 향후 2, 그러니까 2012년까지의 나의 미래 행보 지표다.  세미-마크로 레벨로는 6개월 그리고 마이크로 레벨로는 monthly planning을 짠다.  2년짜리 계획은 잘 바뀌지 않는다, 6개월 단위, 월별 계획표로 내려갈수록 세부사항과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한 코멘트까지 덧붙여진다.

타임라인을 표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초딩 수학때 배운, 기차 레일같이 생긴 바로 그 수직선이다.  어렸을 때 문제집에서 지겹게도 봐온 그 수직선을 나중에 커서 이렇게 유용하게 써먹을 줄이야, 코흘리개 시절에 꿈일랑 꿨을까.

무튼, 선을 찍 긋고 월별, 년도를 그린다, 나의 프라이빗한 타임라인은 불특정다수가 보는 블로그에는 보여줄 수는 없으므로 내꺼 보다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샘플을 대신 올렸다.


샘플 1

샘플 2

샘플 3




그런데 실제로 나는  위 세 개의 샘플들처럼 마치 역사 줄거리를 요약하듯이 계획표를 그리지 않는다, 나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와 표식어로 휘딱 휘갈겨 쓴다,  계획표 예쁘게 그려서 뭐 자랑할 일 있나.  내가. 나 자신이 제일 알아보기 쉬우면 그게 최고의 계획표이다.


샘플 4




이건 좀 나의 계획표와 약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색연필을 사용하지 않는다.


계획을 짤 때, 내가 가장 먼저 그리고 제일 인식해야 하는 것은 Now, 바로 '지금'이다.  나의 현재 상황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고,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무엇이 부족하며, 앞으로 무얼 더 해야하는지를 깨닫고 있어야 계획을 짤 수 있는 것이고 또 계획 짤 때 무척 수훨하다.  그냥 뚝딱 만든다.


'나의 지금'을 안다면 그 다음 스테이지는 'WHAT, WHY, WHEN, and WHERE ' 이다.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가, 또는 예전에 무얼 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왜 이렇게 지연이 됐는가 다시 한번 점검하고, 내가 그걸 꼭 해야겠는지, 이루어야겠는지, 어떤 사물이라면 그걸 반드시 가져야겠는지, 다시 한번 필요성과 가치를 자기 자신에게 인식시키고 확립해야 한다.   여기까지가 WHY 단계다.  당위성과 중요성을 나 자신이 충분히 깨달아야 나중에 가서 계획을 번복하거나 결심이 흔들리는 일이 없다.  여기까지 머리가 따라왔다면 그다음은 '좋다, 내가 이걸 언제 시작하고 최대한 늦어도 언제까지 끝마쳐야 하느냐-'이다.   'WHEN' 부분이 나의 계획에 있어서 정말 변동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파트이다.  하루하루가 변수 그자체이기 때문에 미뤄지거나 예상보다 일정이 앞당겨지거나 하는 여유분도 감안해서 항상 계획을 짜야한다. 
 날짜 세팅에 있어서 최소값과 최대값을 정하는거다.   이를테면, 11 11일 목표, 늦어도 11 28.  또는 11월 중순 또는 말 이런 식으로.  말이 어렵지 생각하면 간단하다.  



WHERE 파트는 제일 쉽다,  내가 희망하는 장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하면 그만이다,  원하는 곳이 한 곳 이상이라면 가고싶은 여행지를 적는 것처럼 있고 싶은 장소를 나열하면 땡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계획을 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의 첫번째, 타임라인에 대한 설명이고 두번째 중요 요소는 경우의 수이다.
 

쉽게 풀이해서 경우의 수라고 표현한 거고 실제로는 리스크 관리다.  계획 또는 일이 나중에 틀어지거나 차질이 생길 경우, Plan B를 준비하는 거다,  어디 Plan B 뿐인가, Plan C, Plan D 도 당근 세워야 한다.   필자의 본래 오리지날 성격은 사실 완벽한 긍정주의자이자 낭만주의자이지만 그렇게 인생을 살면 돌아오는 건 실망과 좌절이다.   내가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상처를 덜 받기 위해선 항상 경우의 수를 따지고 최악의 케이스, 이른바 worst-case scenario 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가상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오로지 본인 머릿속이다.  그 말은 항상,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실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다.   모멘텀 줄이기가 위험을 줄이는 일이다. 


계획은 투자와도 같다,  비유를 하자면 나의 스타일은 가치투자이다.   가치 있는 일, 목표에 베팅을 한다.  위험이 팔로잉한다면 그건 내가 감안해야 하는 거다.  

그러나 내가 달성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따져보고 베팅한다,  게임으로 친다면 득템할 수 있는지 없는지 대충 따져보고 내 캐릭터를 조종하는거다.  무리한 계획은 절대 세우지 않는다,  항상 feasibility, 실현 가능한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마치 PPF (Production Profitability Frontier) 그래프와도 같다.  미국 AP 또는 영국 A-level 수능 경제학을 듣고 있는 고등학생이거나 국내 같은 경우, 아마 대학교 1학년때 경제원론을 들었다면 당연히 알아야 할 용어이다. 



A, B, C, D, E 모두 efficient 한 포인트들이다.   다만 내가 세운 목표, task가 얼마큼 리스크를 갖고 있느냐, 또는 얼마나 비용이 드느냐, 시간이 더 걸리냐 등의 차이에 따라 포인트 위치가 달라지는 거다.   F 는 실행 불가능한 목표, G는 목표달성 실패 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정도가 되겠다.



마지막 요소는 확률, 두번째 요소와 비슷하지만 결코 다르다.  확률은 경우의 수보다 판단 기준 시야가 좁다.  내가 말하는 확률은 성공이냐 실패냐이다.  즉, 100% or 0%.   뭐 60%, 78% 같은 수치는 내 계획표에는 없다.  100% 완성, 달성.  그게 아니면 미완성, 미완료다, 0%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그러나 이렇게 아무리 칼같이 계획을 세웠다 해도 들여다보질 않으면 도로 아미타불이다.  계획에서 사후관리(?)도 계획 세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바로 지속적인 상태 확인/점검이다.   항상 계획표를 들여다 보고 오늘 할 일을 정하고 내일 할 일을 지우개로 수정하고 가다듬는다.  나의 경우, 생각날 때마다 항상 종이에 끄적인다.  일주일에 최소 5번은 끄적인다.  계획표가 머리 하드 드라이브에 영구 저장돼야 한다.   생각하고 유념하기 위해 계획표를 만드는거지 계획표 종이 그 자체는 아무런 의미도 힘도 영향도 없다. 

오늘도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메모지에 계획표를 그어봤다.  생각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얼른 추가하고, 끄적인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지금 현재는 여전히 최종 확신을 기다리는 시간이자 여전히 준비와 인내의 시간이며, 계속되는 고민의 시간이다.  기회와 리스크 사이에서 나에게 최선인 선택은 과연 무엇일지. 나는 과연 준비된 2011년 상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지. 


아무쪼록 나는 나의 저력을 믿는다. 



이글의 결론 및 힌트는 네이버까페 원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