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때의 하늘
어두워지기 전의 맑게 갠 저녁 하늘. 길을 걷다가 옅은 그림자를 세우고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정말 파랗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나에게 꿈이란, 이때부터 책상과 문제집 더미에서 완전히 벗어난 어른이 될 수 있는 미래, 20대가 된 내 모습에 대한 막연한 상상에 있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고등학교에 가서도, 기숙사 창을 통해서 항상 하늘을 올려다봤다. 기숙사감에게 불려가면서도 새벽 늦게까지 인터넷 뒤지며 대학 진학 고민을 했던 일. 새벽 술 취한 행인의 고함 소리를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로 지우며 침대에 누운 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 어느 새 잠들었던 일, 그런 나날들을 수없이 보냈기 때문에 고민의 결과는 늘 하늘 아래에 있었다. 친구들과 한강 고수부지에서 자전거 경주를 하면서 손잡..
일상과 생각
2012. 6. 20.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