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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게 보내버린 시간을 백업할 수 있을까

일상과 생각

by Jzzn 2012. 7. 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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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일과가 사무실에서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대략 9시간에서 10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에는 집에서 휴식, 잠 그리고 운동 밖에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 사이 사이를 오가는 외부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는 지하철이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지하철에서 랜덤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예전보다는 조금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지하철에서 흰색 와이셔츠에 서류가방을 어깨에 메며 일어로 된 원서에 열중한 모습이라던가 벽에 한쪽 발을 기대며 전공책을 읽고 있는 모습머리끈에서 삐져나온 긴 생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오로지 온 시야를 책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볼때면 멋있고 때론 섹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럽다는 감정에 가깝기도 한데멀미가 있는 편인 나는 흔들리는 교통편을 타면 택시든 지하철이든 버스에서든 책 한줄이라도 읽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창밖을 보며 멍하니 서있기만 한다.  내가 그 사람들에게서 본 것은, 정작 그들이 내게 말해주지 않은 것들이었다그들을 보면출퇴근 시간 짜투리 동안조차도 목적이 자기 계발이든 복습이든 취미이든 무엇이건 간에 열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소모하는 반면에 아무 것도 하는 것 없이 지하철에 몸을 맡기는 나는 출퇴근 시간을 줄줄줄 낭비하는 것만 같아 조금 부끄러웠다 


출국날까지 남은 시간은 30여일도 안남았다. 지하철에서 있는 시간 (평균 왕복 50분) x 30일은 얼마일까.  무려 25시간이다.  계산을 하다가 속으로 욕이 나올뻔했다. 그동안 내가 지난달 하루를 그냥 통으로 날려버렸다니. 


아침엔 저혈압이서 그렇다-라는 말은 더이상 나 자신에게 excuse 로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흔들리는 지하철 칸에서 글자를 읽는 건 도저히 용기가 안나니 난 수첩에 시안 스케치 작업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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