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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일기

일상과 생각

by Jzzn 2013. 1. 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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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눈이 이렇게 많이 또 자주 오는 나라인줄 몰랐다. 

그리고 은근히 로맨틱한 서울밤.


1월 초


수수께끼 같았나 

그 아이가 내놓을 답을 기대하지만 

아마 그 아이는 못 풀 것 같다. 


1월 8일 


미술관 관람과는 길이로 잴 수 있다면 오천만 킬로미터 만큼이나 동떨어진 나지만 

반고흐전 포스터를 제각각 다른 장소에서 다섯번 이상이나 봤다.  

단어 '뉴욕'에 대한 노이로제의 반에반도 못미치지만 

괜시리 신경이 쓰여서 조만간 예술의 전당에 다녀와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조만간이 아니고 좀 날씨가 따뜻해지면 갈 생각이다. 

꿈도 며칠동안 이상한 꿈만 꾸고. 


하아- 한마디로 요즘 뒤숭숭하다. 


1월  일은 기억안남


뭔가 허전한 기분, 뭔가 비어있는 듯한 이 느낌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무엇인지 찾고자하는 나 자신

어디서도 찾을 수 없지만 어딜가든 느껴지는 이 느낌

도대체 이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이미 눈이 녹아버린지 오래인 골목길을 걸으며 나는 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1월  셋째주 


최근 들어 딱히 무언가 부족한 것이 없다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조금은 두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부족한 부분을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원해도 얻지 못할 수 있어. 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절대 얻지 못해"

원해도 얻지 못할 수 있지만 원하지 않으면 절대 얻지 못한다는 누구의 말이 
은근히 계속 머릿속에 박힌다. 



1월 24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만성 두통을 드디어 떨궈냈다

그 과정은 참혹했다

머리에서 일곱 덩어리의 죽은 피를 뽑아내야 했다.  

퉁퉁 부은 관자놀이가 여전한 다음날 아침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죽은 피와 함께 기억들도 같이 빠져나온건지 아님 피가 잘 통해 뇌가 포맷된건지 

하루종일 머릿속은 백지가 되었다

사고를 온전히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큰 흰 천이 온갖 기억들 위로 덮어져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1월 27일 


핸드폰이 초기화가 된후로 주소록 엑셀이 쳐박혀져있던 파일 일부를 겨우 찾아 주소록을 백업했다.  

카톡을 킨 순간 수십명의 얼굴들이 뿅뿅뿅 뜨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나............!?

심각성을 깨닫고 사람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1월 28일


한국 온 후로 친구들과 만나기는 커녕 연락도 못하고, 쇼핑, 심지어 머리도 못 하러 가고 

내가 봐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집-사무실 생활만 반복했었다

어느새 나는 2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작년 12, 이 계절이 지나갈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왜냐고?

난 그 어느 20대의 순간보다도 훨씬 자유롭고또한 치열했던 20대 초반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을 다 해본 '최선'이었고 의미있었다.


언제부턴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나의 눈빛에 확신이 차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지금 이순간의 나는 한결 여유가 생겼고한결 자신감이 생겼고한결 가벼워졌으며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1월  30일


바쁜 스케줄과 밀린 업무에 정신 없으면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나에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어주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부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갈 생각이다.  

성향을 바꾸는게 쉽진 않겠지만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고 좋아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제멋대로이고 자기주장 강하고 고집도 세고 좋아하는 것에 서툰 나를 

주변 사람들이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실 나 원래 말할 때 전혀 안 웃는데 요즘 말할 때 최대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려고 신경쓰면서 노력중이니까.  

아 이제 조금 있으면 내가 토요일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금요일이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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